수사가 끝나면 사건에는 결정이 하나 붙습니다. 그 결정의 이름이 생각보다 여러 가지여서, 통지서를 받고도 무슨 뜻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때가 있습니다. 불송치, 불기소, 기소유예, 구약식, 구공판 같은 말이 각각 다른 단계와 다른 효과를 가리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이 구분을 챙기게 되는 까닭은, 다음에 할 수 있는 일이 결정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결정처럼 보여도 …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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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인 제도가 놓인 자리 검사가 사건을 소년부로 보낼지 공소를 제기할지 정하는 구간에 들어서면 절차의 이름과 조력자의 호칭이 함께 바뀝니다. 형사절차에서는 변호인이, 소년보호절차에서는 보조인이 소년의 곁에 서게 됩니다. 두 자리는 근거 조항이 다르고 권한의 모양도 다르지만, 같은 사람이 두 역할을 연이어 맡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국선과 사선을 나누어 보는 작업도 이 구간에서 시작됩니다. 소년법은 보조인을 소년의 … 더 읽기
송치 전 단계에서 합의가 거론될 때 먼저 확인되는 것은 그 합의가 사건의 성립 자체를 바꾸는지입니다. 미성년 피해자가 관련된 사안에서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절차를 종결시키는 장치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폭력 관련 조항의 상당수는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가 이어지고, 합의는 성립 여부가 아니라 처분과 양형을 정하는 자료로 남습니다. 전제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접촉을 먼저 시도하면, … 더 읽기
합의가 가능한 국면과 그렇지 않은 국면 동의 없이 만들어진 성적 합성물 사건에서 합의를 생각하게 되는 시점은 대개 경찰 조사가 한두 차례 끝난 뒤입니다. 송치 전 단계에서는 혐의 범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무엇에 관해 합의하려는 것인지부터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논의가 시작되기 쉽습니다. 상대방이 특정되었는지, 몇 명인지, 유포 범위가 어디까지 확인되었는지가 정해져야 논의의 틀이 잡힙니다. … 더 읽기
조사를 앞두고 가장 흔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기록을 정리해 두어야 한다는 쪽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자료에서 지운다는 행위는 종이 문서를 없애는 일과 성질이 다릅니다. 저장 장치는 데이터를 지울 때 내용을 곧바로 덮어쓰지 않고 그 영역을 다시 쓸 수 있다고 표시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겉으로 사라진 자료가 장치 안에 남아 있는 상태가 생깁니다. 삭제를 둘러싼 오해는 대부분 … 더 읽기
조사 종료와 송치 사이의 공백 조사가 끝나고 조서에 서명을 마치면 그날의 절차는 닫히지만 사건은 계속 움직입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의 분석을 이어가고, 필요하면 관련자 조사를 추가로 진행합니다. 이 기간에 당사자에게는 별다른 연락이 오지 않는 일이 흔해서 절차가 멈춘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는 송치 여부와 의견을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그 결과가 통지의 형태로 한참 뒤에 도착합니다. 연락이 … 더 읽기
거부 의사 표시에 관한 오해 고소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가장 많이 나오는 설명이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명확한 거절이 없었으니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전제가 깔려 있는데, 형법 제297조의 구성요건은 거절의 유무를 직접 적어 두고 있지 않습니다. 조문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실무에서는 당시 상황 전체를 놓고 그 요건이 충족되었는지를 … 더 읽기
국선변호인이 지정되는 조건 국선변호인은 당사자가 고른 사람이 아니라 법원이 정하는 변호인입니다. 지정의 근거는 형사소송법 제33조에 놓여 있습니다. 피고인이 구속된 때, 미성년자인 때, 70세 이상인 때, 듣거나 말하는 데 장애가 있는 때, 심신장애가 의심되는 때에는 법원이 직권으로 변호인을 붙입니다. 사형이나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도 같습니다. 강간죄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므로 … 더 읽기
출석요구서를 받거나 담당 수사관의 전화를 받은 날,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기억입니다. 며칠 전 일인데도 시간 순서가 뒤섞이고, 분명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다시 떠올려 보면 흐려집니다.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에 손에 쥐고 있는 자료의 목록을 만들어 두면 이후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위에서 판단하게 됩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실에 들어가면, 되돌리기 어려운 진술이 먼저 … 더 읽기
착수금과 성공보수가 나뉘는 방식 선임 여부를 두고 금액만 나란히 비교하면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를 놓치게 됩니다. 준강간 혐의가 거론되는 국면에서는 사건이 아직 고소 전에 머물러 있는지, 이미 수사가 시작되었는지에 따라 위임의 범위가 달라지고 그에 맞물려 비용의 구성도 바뀝니다. 같은 착수금이라도 어디까지를 업무로 보는지가 다르면 실제로 지출되는 총액은 같지 않습니다. 금액보다 먼저 … 더 읽기